본문 바로가기
리뷰/영화 리뷰

영화 비스티 보이즈 - 강남의 현실 (+윤계상, 하정우)

by 2021. 11. 18.

영화 비스티 보이즈 / 윤계상, 하정우

영화 비스티 보이즈는 2008년도 작품입니다. 청담동에서 잘 나가는 호스트들의 이야기. 주인공 윤계상과 하정우는 화려한 강남의 유흥업소에서 여성 고객을 접대하며 삶을 유지합니다. 영화는 지극히 현실적입니다. 윤계상은 극 중 '승우'역을 위해 촬영 내내 술을 먹고 토하며, 자신을 그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합니다. 소위 '선수'라 불리는 호스트들은 밤이면 불이 켜지는 논현동 뒷골목 미용실에서 머리를 하고, 담배 연기 자욱한 대기실에서 손님을 기다리며 카드를 칩니다. 그들의 손님은 주로 동종 업계 여자들. 실제 강남의 호빠는 남자들을 상대로 하는 유흥주점 영업이 끝날 때쯤 오픈을 합니다. 일하면서 받은 스트레스를 호빠에서 푸는 거겠죠. 

영화 비스티 보이즈
영화 비스티 보이즈 

감독인 윤종빈은 실제로 영화를 위해 호스트바에서 알바라도 하며 그들의 삶을 가까이에서 본 후 만든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디테일합니다. 승우(윤계상)와, 재현(하정우)을 비롯한 호스트들은 겉으로 보기엔 화려합니다. 실상은 집도 없는 세상 찌질한 남자. 이제 막 호스트의 세계에 발을 딛은 승우는 아직 순수하고 자존심도 있는 '에이스'입니다. 손님으로 온 동종업계에서 일하는 지원(윤진서)을 만나게 됩니다. 그녀에게 진심이었던 승우는 그녀의 빚(마이깡)을 대신 갚아주며 일을 그만둘 것을 약속합니다. 

윤진서, 윤계상
윤진서, 윤계상

여기서 정말 리얼한 게 서로 먹히고 먹히는 그런 관계를 짚었다는 건데요. 지원은 승우를 상대로 공사를 친거였어요. 처음 승우에게 소개한 텐프로가 아닌 안마방 호스티스였습니다. 재현은 승우의 누나 한별과 함께 삽니다. 재현은 선수들을 관리하는 마담입니다. 도박으로 사채업자 창우에게 빚을 져서 잘 나가는 호스티스 미선에게 공사를 쳐 보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자 함께 사는 한별에게 공사를 치고 일본으로 도망을 갑니다. 

영화 비스티 보이즈 윤계상, 하정우
영화 비스티 보이즈 / 윤계상, 하정우

강남의 에이스 호스티스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나요? 돈 많은 사모님을 잡아 거하게 공사를 치는 그런 생활을 생각했다면 영화에서 진실을 보게 됩니다. 사랑을 빙자한 배신과, 욕망, 비굴함과 비겁함. 서로의 사정을 뻔히 알 것 같은 호스티스들의 삶은 서로를 물어뜯고 웃고 울리는 그들만의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음지라는 배경을 살짝 걷고 보면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비겁하고, 돈이면 물불 안 가리며 사랑에 집착하거나 배신하거나 순정을 바치는 삶의 이야기입니다. 

 

영화는 영화 같지 않은 현실감 때문인지 씁쓸한 뒷맛을 남깁니다. 어딘가에 빠져서 나오지도 못하는 청춘들의 밑바닥 인생은 외로움이 깊게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최근 한예슬의 남자 친구가 전직 호스티스였다는 것에 비스티 보이즈가 소환되기도 했는데요. 원작 '나는 텐프로였다'를 영화로 만든, 그들의 리얼한 삶의 결말이 궁금하다면 비스티 보이즈를 추천합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