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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영화 리뷰

영화 소리도 없이 - 유아인이 다한 영화

by 2021. 11. 23.

영화 소리도 없이 / 유아인

소리도 없이는 처음 봤을 땐, 허무했던 영화입니다. '이렇게 끝난다고?' 할 정도로 의아했던 결말. 처음 봤을 때 기대가 너무 커서였는지, 집중을 안 했던 건지, 두 번째 보는데,, 좋았습니다. 영화를 보는 99분은 의아한 상황이 이어지면서 장면을 쫓으며 가볍게 보게 됩니다. 그러다 예고 없는 엔딩에 생각이 쌓이게 됩니다. 짧게 훑는 줄거리 요약을 하자면, 태인(유아인)과 창복(유재명)은 범죄 조직의 하청을 받아 시체를 수습하는 일을 합니다. 그러던 중 반강제로 11살 초희(문승아)를 맡게 되며 벌어지는 스토리입니다. 

영화 소리도 없이 / 유아인, 유재명

영화는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유괴범죄를 소재로 삼고 있지만, 블랙코미디 같으면서도 묘하게 잔잔합니다. 시체를 처리하는 일을 직업으로 하고 있지만 성실합니다. 창복은 공손하고 침착하며 태인에게는 착실하게 돈을 모아 독립하라는 충고를 건네기도 합니다. 태인 역시 독특합니다. 천진난만하고 몸만 성인인 어른 같습니다. 영화는 이렇게 아이러니하게 묘합니다. 시체를 처리하는 유괴범이지만 근면 성실하고 공손합니다. 죽은 이를 위해 기도하고, 길에서 나물 파는 할머니에게 달걀을 건네기도 합니다. 악의 없는 유괴범입니다. 

영화 소리도 없이

'소리도 없이' 평을 보는데 인상적인 글이 있었습니다. '아이가 가장 똑똑하다' 그렇습니다. 이 영화에서는 초희가 가장 고단수입니다. 또래보다 조숙하고 영특하며, 태인과 태인의 여동생 문주와 함께 있을 땐 가장 어른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감독의 연출이 좋았던 영화입니다. 메시지를 던지려고 어렵고 무겁게 표현하지 않았던 점, 캐릭터를 설명하지 않으려 한 점도 좋았습니다. 어쩌면 불친절한 연출이라 표현할 수 도 있겠습니다. 그런데 그게 좋았고 그러한 연출 덕에 영화가 매력적입니다. 

영화 소리도 없이 장면영화 소리도 없이 유괴현장 맞아?
영화 소리도 없이 / 유괴현장 맞아?

영화가 끝나면 생각하게 됩니다. '이거 범죄물이잖아. 근데 난 왜 이걸 선으로 받아들이고 있지' 태인이 초희를 학교에 바래다주는 장면에서는 태인이 무탈하길 바라게 됩니다. 홍의정 감독은 인간은 선과 악이 모호한 환경 속에서 각자 생존을 위해 변화한다고 말했는데요. 객관적인 기준이 아닌 각자의 기준으로 성실한 삶 안에서 인물들의 변화를 보여주고자 한 거 같습니다. 소리도 없이에서 빛나는 건 유아인의 연기입니다. 완득이의 유아인, 버닝의 유아인을 참 좋아했는데, 이번 태인의 캐릭터도 좋았습니다. 유아인에게 감독은 '자신의 영역을 침범당한 고릴라'를 표현하길 원했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15kg이나 몸을 불리고 입을 닫은 태인을 온몸으로 말하는 유아인의 연기가 인상 깊었습니다. 영화 소리도 없이를 보고 해석을 찾게 되었다면, 넷플릭스에서 언제든 다시 볼 수 있게 되었으니 텀을 두고 다시 보기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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