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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영화 리뷰

비포 선라이즈 - 넷플릭스 영화 다시보기

by 2021. 11. 20.

비포 선라이즈 / 넷플릭스 영화

비포 시리즈의 시작인 비포 선라이즈. 1996년 작품으로 아직까지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영화입니다. 청춘의 낭만을 영화화했다고 해도 과하지 않은 영화입니다. 유럽, 여행, 기차, 낯선 사람, 사랑. 설렘을 갖기 충분한 단어들의 조합이라 생각하는 작품입니다. 영화는 기차 안에서 우연히 만난 셀린과 제시가 우연히 같은 자리에 앉아 대화를 나누게 되며 시작됩니다. 둘은 대화를 나누면서 점점 서로에게 끌리게 되는데요. 제시가 말합니다. "정신 나간 소리처럼 들릴 수 있지만 말 안 하면 평생 후회할 것 같아서. 너와 계속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우린 뭔가 통하는 것 같아." 이렇게 제시의 용기로 셀린과 그는 함께 비엔나에 내려 여행을 시작하게 됩니다.  둘은 하루 동안 계획 없이 마음에 이끌리는 대로, 흘러가는 대로 함께 시간을 보내며 많은 대화를 나눕니다.

영화 비포 선라이즈 기차에서 대화 장면
영화 비포 선라이즈 기차에서 대화 장면

비포 선라이즈는 언뜻 여행지에서 첫눈에 반한 남녀의 낭만적인 하룻밤을 그려낸 것 같아 보이지만, 그게 다인 영화는 아닙니다. 그래서 이 영화가 사랑에 관한 수많은 영화 중에서도 이토록 긴 시간 회자되는 것이겠지요. 그저 첫눈에 이끌린 청춘 남녀의 풋풋한 사랑 이야기라기 보단, 한 남자의 세계와 한 여자의 세계가 부딪히며 일으키는 마찰음을 어떻게 조화로운 화음으로 만드러 가는지를 보여주는 영화라 생각합니다. 서로 다른 두 세계가 하나가 되는 것. 어떻게든 뒤섞여 공존하게 되는 것. 우리가 사랑이라는 낭만적인 이름으로 포장하지만 실상은 그저 함께하기 위해 포개어지는 관계에 관하여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비포 선라이즈
비포 선라이즈

영화는 여타 흔한 로맨스 영화와는 다릅니다. 90년대 유럽을 배경으로 하고 있기에 낭만 가득하지만, 둘의 대화는 텁텁하다는 표현이 더 잘 맞습니다. 이 둘의 대화를 듣다 보면 우리는 이 두 남녀의 사랑에 설득되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마냥 아름답고 예쁜 모습은 아니지만, 밀어내려 해도 당겨지고 마는 그 '끌림'에 공감하게 됩니다. 실제 사랑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요. 서로의 외형에 이끌렸지만 내면 가득한 고민과 잡음을 마주하게 되고, 그로 인해 사랑하고픈 상대 앞에서 주저하고 고민하게 되는 것.

영화 비포 선라이즈
영화 비포 선라이즈

제목이 스포인 영화 비포 선라이즈. 사랑이 시작되기 전 단계를 상징하는 단어로 감독은 비포 선라이즈를 고른 게 아닐까요. 해가 뜨는 순간에는 그 찬란함, 그 순간의 황홀함에 취하면 그 자리를 피할 수 없게 됩니다. 이 영화는 그 과정을 대변합니다. 첫눈에 호감을 갖게 된 상대에게서 느끼는 떨림, 설렘뿐 아니라 낯선 이에게 이끌릴 때 고민하게 되는 불안과 초조함까지 고스란히 전해지는 영화입니다. 두 남녀 주인공이 만나는 순간부터 다음날 헤어지는 순간까지 끊이지 않는 대화. 그리고 감성이 이성을 이기는 그 순간을 담백하게 담아둔 비포 선라이즈를 시작으로 비포 시리즈를 섭렵하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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